목차
▪️합의와 소송, 갈라진 세 레이블의 전선
▪️소송 대상이 왜 61,026곡으로 늘었나
▪️워너와 유니버설은 왜 합의를 택했나
▪️판결이 음악 산업 밖까지 흔드는 이유
▪️한국 음악업계도 이미 대응을 시작했다
▪️FAQ
▪️[전문 용어 사전]
합의와 소송, 갈라진 세 레이블의 전선
미국 3대 메이저 음반사가 AI 음악 기업 Suno·Udio를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에서 세 회사는 다른 길을 택했다. 워너뮤직그룹은 지난해 11월 두 회사 모두와 합의했고, 유니버설뮤직그룹은 Udio와만 합의한 채 Suno와는 4월 협상이 결렬돼 소송 중이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만이 두 회사 모두와 소송을 이어가는 유일한 레이블이다. 그 결과는 이번 달 매사추세츠 연방법원 약식판결 심리에서 갈릴 전망이며, 저작권 음원으로 AI를 학습시키는 행위의 합법성을 다루는 첫 사례다. 다만 정확한 심리 날짜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인간과 AI가 마주 앉은 협상 테이블. 무형의 창의성에 매길 가격표는 아직 비어 있는 상황을 풍자한 일러스트
소송 대상이 왜 61,026곡으로 늘었나
2024년 6월 RIAA가 3개 레이블을 대신해 낸 최초 소장은 560곡만 특정한 잠정치였다. 원고 측은 오디오 핑거프린팅으로 Suno 학습 데이터를 전수 대조해 2026년 1월 결과를 받았고, 5월 21일 소장 대상을 61,026곡으로 확대해달라고 신청했다.
Suno는 저작물 포함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소송 지연 시도라며 반대한다. 같은 시기 뉴욕 남부지법은 Udio 소송에서 소니의 유사한 확대 신청을 기각해, 두 소송의 무게가 갈렸다. 매사추세츠 판결이 뉴욕과 다른 논리를 취할 수 있어, 이번 여름 결론이 업계 전체의 단일 기준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워너와 유니버설은 왜 합의를 택했나
워너는 배상액을 비공개한 채 Suno의 콘서트 플랫폼 송킥 인수를 조건으로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맺었고, 유니버설도 Udio와 비슷하게 합의했다. 반면 Suno는 유니버설과의 협상에서 워너와의 합의 조건 공개를 끝내 거부했다.
유니버설·소니가 그 조건을 협상 하한선으로 쓸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지며, 법원도 4월 조건 공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은 결렬됐다.
합의금이 공개되는 순간 업계 라이선스 가격이 그 수치에 고정된다는 뜻이어서, 레이블들이 '먼저 공개되는 숫자'를 서로 피하는 구조가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26년 7월 기준. 워너는 두 회사 모두와 합의했고, 유니버설은 Udio와만 합의했다. 소니만 두 소송 모두를 이어가는 유일한 레이블이다.
판결이 음악 산업 밖까지 흔드는 이유
법원이 침해로 판단하면 무단 학습 기반 AI 음악 서비스는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저작물당 최대 15만 달러의 배상 기준으로 61,026곡만 계산해도 배상액은 91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그럼에도 Suno는 소송 중이던 6월 3일 4억 달러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54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승소를 확신해서라기보다 패소해도 라이선스로 전환할 자금력이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결국 이 소송은 승패를 떠나 'AI 음악을 만드는 데 얼마를 내야 하는가'라는 가격표를 정하는 절차에 가깝다.
한국 음악업계도 이미 대응을 시작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관리 저작물의 AI 학습 이용에 사전 서면 허락을 의무화했고, 지난해 AI 관여곡의 저작권 등록을 잠정 중단해 등록 보류곡이 165곡에 달한다.
지난 2월엔 음저협 등 6개 단체가 K음악권리단체 상생위원회를 발족해 블록체인 기반 통합 징수 체계 구축에 나섰다. 배경에는 실질적 손실이 있다 — 음저협의 연간 국내 징수액은 4,500억~5,000억원이지만 해외 유입액은 400억원대에 그친다.
다만 이런 조치는 학습 전 단계를 통제하는 방어선일 뿐, AI 기업이 실제로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 그 가격 기준을 정하는 절차는 국내에 아직 없다.

합의를 택한 워너·유니버설과 끝까지 법적 심판을 묻는 소니. AI 음악 무단 학습을 대하는 3대 메이저 레이블의 엇갈린 행보를 표현한 일러스트
FAQ
Q : Suno가 근거로 드는 판례는 무엇인가?
A : Suno는 2025년 6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도서 저작물 학습을 공정 이용으로 인정한 Bartz v. Anthropic과 Kadrey v. Meta 판결을 근거로 든다. 다만 두 판결은 텍스트 학습을 다룬 것이라 음악 학습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이번 매사추세츠 판결에서 가려진다.
Q : AI가 만든 음악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나?
A : 미국 대법원은 2026년 3월 AI가 단독으로 만든 결과물에는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람이 가사 작성 등으로 창작적 기여를 한 부분에 한해서만 저작권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 원칙이다.
Q : 공정이용 항변이 통할 가능성은 있나?
A : Suno와 Udio는 곡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멜로디·화성의 통계적 패턴을 학습해 새로운 곡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변형적 이용이라 주장한다. 레이블 측은 AI 생성곡이 원곡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며, 이 쟁점이 이번 심리의 핵심이다.
Q : 독립 아티스트들도 별도로 소송을 제기했나?
A : 그렇다. 매사추세츠에서는 독립 아티스트와 소형 레이블이 낸 저스티스 대 Suno 소송이, 캘리포니아 북부지법에서는 응우옌 대 Suno 소송이 진행 중이다. 메이저 레이블의 소송과 별도로, 합의에서 배제된 독립 창작자의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Q : Suno 학습 데이터 규모는 어느 정도로 추정되나?
A : 독립 아티스트 집단소송(응우옌 대 Suno)에 따르면 Suno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곡은 약 4천만 건에 달하며, 이 중 60%가량이 독립 아티스트의 곡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메이저 레이블 3사가 특정한 61,026곡보다 훨씬 큰 규모다.
[전문 용어 사전]
▪️오디오 핑거프린팅: 음원의 음고·화성·리듬 등 특징을 디지털 지문으로 변환해 원본과 대조하는 기술. 이번 소송에서 학습 데이터 속 저작물을 식별하는 데 사용됐다.
▪️공정 이용: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일정 조건 아래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 저작권법상 예외 원칙.
▪️약식판결: 정식 재판 없이 법원이 서면 심리만으로 쟁점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절차.
▪️DMCA 스트림리핑: 스트리밍 플랫폼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우회해 음원을 다운로드하는 행위.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상 별도의 위반 사유가 된다.
▪️K음악권리단체 상생위원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국내 음악 권리자 6개 단체가 2026년 2월 결성한 AI 공동 대응 협의체.













